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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대표팀 수비수 정태욱(왼쪽)과 이상민.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 “더 높은 곳에서 만나자.”

정태욱(24·대구FC)과 이상민(23·서울 이랜드)은 올림픽대표팀 붙박이 수비수다. 지난해 1월 태국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에서도 올림픽대표팀의 뒷문을 단단히 잠갔다. 뿐만 아니라 둘은 이전부터 연령별 대표팀에서 줄곧 호흡을 맞춰 왔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 무대는 연령별 대표팀의 최종 종착지다.

정태욱은 “감회가 새롭다. 워낙 어렸을 때부터 함께 했다. 더 높은 곳에서 만났으면 좋겠다. 잘 준비해서 우리 것만 보여준다면 최종 엔트리에 들지 않을까 한다. 팀에 힘이 되는 쪽으로, 화이팅이나 분위기 밝게 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상민도 “간절하게 준비하고 있다”면서 “최종 엔트리에 둘 다 포함될 수 있도록 하겠다. 더 좋은 곳에서 만날 수 있기를 바라고, 서로 약속도 했다”고 거들었다.

올림픽은 모하메드 살라(이집트) 킬리안 음바페(프랑스) 등 내로라하는 세계적인 축구 선수들도 넘보는 대회다. 그럼에도 정태욱과 이상민은 자신감이 넘친다. 정태욱은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 충분히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있다. 그런 선수들을 막아야 유럽에서 (저에게)러브콜을 보내지 않을까 한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상민도 “잃을 게 없다고 생각한다. 좋은 기회다. 일대일에서 안 되면 팀으로 대응해 제압하겠다”고 다짐했다.

올림픽을 발판 삼아 유럽 진출이라는 꿈도 함께 꾸고 있다. 다만, 원하는 리그는 서로 다르다. 정태욱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이상민은 독일 분데스리가를 꼽았다. 정태욱은 “진짜 서보고 싶은 무대가 EPL이다. 축구선수라면 누구나 그런 꿈을 갖고 있을 텐데, 가까이에 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눈을 반짝였다. 이상민 역시 “세계 무대 진출을 꿈꾼다. 기회가 된다면 분데스리가에 가고 싶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오랫동안 파트너를 한 만큼, 짓궂은 장난도 주고받았다. 지난 2017년 U-20 4개국 친선대회 잠비아전에서 이상민은 쓰러진 정태욱을 인공호흡으로 구조해낸 바 있다. 이상민은 “(태욱이가) 그 고마움을 잊은 거 같다. 저한테 잘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앞으로 생활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태욱은 “잊을 때도 됐다. 그때 고마웠던 건 지나갔고 새로운 고마움을 찾아 떠나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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