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박효실기자] 가수 이상민이 6년간의 투병 끝에 지난달 4일 별세한 어머니 임여순 여사를 추억하며 눈물을 쏟았다.

10일 방송된 SBS ‘미운우리새끼’에서 이상민은 모친상 한달여만에 어머니의 유품을 정리해 납골당에 안치된 어머니를 만나러 갔다.

지난 2016년 첫 방송을 시작한 ‘미운우리새끼’에서 이상민의 어머니는 아들과 함께 출연하며 얼굴을 알렸다. 하지만 지난 2017년부터 건강 문제로 방송에서 하차했고 이후 섬망 증세로 투병 중인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이날 방송에서 이상민은 어머니의 사망신고를 하고, 6년간 병원에서 사용했던 유품을 정리했다. 어머니가 입던 옷들을 정리하던 이상민은 “엄마 냄새가 난다”라며 옷에 얼굴을 묻는 모습이었다.

김준호와 함께 유년 시절을 보낸 서울 마포구 망원동 가게를 찾은 이상민은 “이 자리가 엄마가 중국집 하던 자리다. 가게 안쪽 작은 방에서 둘이 잤다. 부동산 아저씨가 엄마 사정이 딱하니까 좋은 조건으로 장사를 하게 해주셨다”라고 말했다.

젊은 나이에 혼자 된 어머니의 고단한 삶을 알지 못했던 이상민은 그곳에서 어머니에게 가슴 아픈 말을 한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그는 “하루는 엄마가 ‘상민아 엄마 결혼해도 될까?’ 물었다. 초등학교 2~3학년 때였다. 그래서 내가 ‘하지 말라’고 했다. 아빠가 어릴 때 돌아가셔서 기억에 없는데 새아빠가 생기면 엄마가 나를 떠날 것 같았다. 그래서 ‘엄마 결혼하지마. 그러면 죽어버릴거야’라고 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엄마한테 ‘시집 가지마. 내가 평생 옆에서 잘할테니까 절대 시집 가지마’라고 했다. 그렇게 엄마가 혼자 45년을 사셨다. 내가 45년 혼자 산다고 생각하면 끔찍하다. 그때 ‘시집가세요’ 했었어야 했는데, 그런 말을 했던 게 너무 후회가 된다”라며 눈물을 쏟았다.

섬망 증세로 기억에 혼돈을 일으켰던 고인은 생전 병원에서 갑자기 실종돼 가슴을 철렁하게 한 적이 있었다. 당시 고인이 갔던 곳이 바로 망원동의 중국집이었다.

이상민은 당시 “병원에서 엄마가 새벽 2시에 사라졌다는 전화를 받았다. 아무리 전화해도 안 받더니 엄마가 아침 6시에 통화가 되어서는 ‘집에 있는데 왜 안 오냐’라고 하더라. ‘내일 아침에 중국집 문 열려면 시장도 가야되고 그러는데 왜 안오냐’ 그러셨다. 그때 엄마 계시던데가 여기다”라고 말했다.

어린 아들을 홀로 키운 고단한 어머니의 젊은 날이 고스란히 담긴 망원동에서 이상민은 어머니와의 추억에 잠겼다.

돌아가시기 전 생명유지장치에 의존했던 고인은 일시적으로 호전됐다가 갑자기 혈압이 많이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편안하게 잠든 듯한 어머니의 모습을 지켜봤던 이상민은 새벽녘 의사의 사망선고로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걸 알게됐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에 제일 예쁜 모습 보여주고 가셔서 고맙다. 제일 힘들었을 때가 입관식이었다. 친척 분들 먼저 들어가시라고 하고 마지막에 들어가 엄마랑 둘이 남았을 때 정말 많이 울었다. 대성통곡이라는 걸 태어나서 처음 해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의 납골당을 찾아 가져온 유품들을 챙겨서 넣어준 이상민은 “꿈에서라도 나타나 달라”면서 애타는 그리움을 전했다.

[email protected]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