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신재유 기자] 불교는 조각과 회화, 공예, 건축 등 여러 영역에 걸쳐 많은 영향을 미치며 우리나라 문화예술을 꽃피우는 원동력으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주물제작 전문기업 천종사(송장일 대표)가 관심을 모은다.

송장일 대표는 2010년 ‘대한민국 주조(鑄造) 명장’ 지위를 받은 54년 경력의 국내 최고 주물 장인이다. 14세 때 주물 공장에 들어가 풀무질부터 쇳물을 만들고 담금질하는 주물 기술을 6년간 배웠다.

이후 이종옥 선생을 통해 전통 주물 기법을 익히고 최기원 교수에게서 조각 기술을 배워 불상, 범종 등 불교용 청동 주조물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일찍이 뛰어난 실력을 인정받은 송 대표는 24세 때 한국 정부 의뢰로 1979년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에게 선물할 국보 83호 금동미륵보살반가사유상 모조품을 제작하여 세상에 이름을 알렸다.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한 주조 및 조각 기술을 보유한 그는 신심이 두터운 불자로서 청동 불상, 청동 사리탑, 범종, 탱화, 촛대, 향로, 다기, 운판, 금구, 닫집 등 불교용 기물 주문․제작에 심혈을 기울여왔으며, 장인정신을 살려 장흥 보림사 철불, 상주 소재 사찰의 철불 등 국보급 문화재를 재현 또는 복원하는 작업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이외에 재일거류민단장 김용환 지사 동상, 초이선사 동상, 김해·과천 경마장 마상, 춘천 시민의 종, 돌고래인어상 등 일반적인 주조물도 제작한다. 송 대표는 주물업계에서 외길 인생을 걸으며 국내 최대 청동 불상인 부산 홍법사 아미타 불상, 영등포 성심사 불상 등을 포함해 10만여 점의 주조물을 제작했고 금동 불상 제작 관련 특허를 취득했다. 현재는 지리산 사찰에서 주문한 청동 해수관세음보살상을 제작하고 있다.

2024 스포츠서울 라이프특집 이노베이션 리더 대상에 선정된 송장일 명장은 “관계기관에서 내 실력과 경력을 인정함에도 여러 차례 국가무형문화재 신청에서 탈락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내며 “소중한 문화유산인 전통 주물 기술이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 전국 각지에 산재한 국보․보물급 문화재 복제품을 만들어 전시하는 박물관을 제주도에 건립하고, 후대에 길이 남을 천수천안관세음보살 불상을 세우겠다”는 청사진을 밝혔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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