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진천=정다워 기자] ‘금빛’ 팀워크.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이 자랑하는 무기다.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할 펜싱 여자 에페 대표팀은 지난 도쿄 대회 멤버 그대로 구성됐다. 맏언니 강영미(39·광주광역시청)를 필두로 베테랑 최인정(34·계룡시청), 에이스 송세라(31·부산광역시청), 막내 이혜인(29·강원도청)이 다시 한번 팀을 꾸려 올림픽에 나선다.

네 사람은 3년 전 도쿄올림픽에서 단체전 은메달을 합작한 ‘환상의 짝꿍’이다. 팀워크를 무기로 파리에서는 금메달에 도전한다.

우여곡절도 있었다. 최인정이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후 은퇴를 선언하면서 멤버 구성에 변화가 찾아오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최인정은 선수, 코칭스태프의 설득 끝에 복귀하며 파리에 함께 가게 됐다.

최인정은 “개인적인 생각 때문에 은퇴했지만 많은 분이 원해 돌아오게 됐다”라며 “잠시 밖에 나가 보니 정말 좋더라. 이게 사람 사는 것 같더라”라며 웃었다. 이어 그는 “책임감, 의무감 때문에 돌아왔다. 다시 돌아와 훈련하니 정말 힘든데 그래도 행복하다. 힘든 만큼 금메달에 가까워지는 것 같아 버틸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최인정의 복귀를 바라본 강영미는 “솔직히 서운했다. 내가 붙잡을 땐 뿌리쳤는데 다시 온다고 해 섭섭했다”라면서도 “그래도 얼굴을 보자마자 서운한 감정이 사라졌다. 또 올림픽에 함께하게 되어 행복하다”라며 환영의 메시지를 남겼다.

강영미는 1985년생으로 ‘불혹’에 가까운 나이가 됐다. 그는 “마흔 살에 올림픽에 나가게 되어 자신에게 대견하다고 말하고 싶다”라면서 “실력, 체력이 떨어지는 단계다. 그대로 후배들을 보며 나약해지지 않기 위해 스스로 잡고 간다”라고 말했다.

최인정의 복귀로 여자 에페는 안정적으로 대회를 준비할 수 있게 됐다. 네 선수 중 세계 랭킹이 3위로 가장 높은 송세라는 “우리는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춘 팀이다. 다른 나라보다 더 강하다고 생각한다. 팀워크에서 절대 뒤지지 않는다. 같은 목표를 바라보고 훈련하고 있다. 팀원 간의 시너지 효과가 난다. 경기가 안 풀릴 때 언니들이 옆에서 멘탈을 잡아 준다. 든든하고 도움이 많이 된다. 서로 이런 마음으로 준비하면 더 단단해질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송세라는 단체전뿐 아니라 개인전에서도 메달을 노린다. 그는 “도쿄 대회 당시에는 순위가 낮았다. 당시에 랭킹 1위 선수를 만나 터무니없이 진 기억이 난다. 하지만 이제 나도 기량이 많이 올라왔다. 이제 개인전에서도 성적을 내고 싶다”라는 목표를 밝혔다.

3년 사이 이혜인도 20대 후반의 경험 많은 선수로 성장했다. 40권에 머물렀던 당시와 비교하면 순위(21위)도 많이 끌어올렸다. 그 역시 개인전에서 메달을 노린다. 이혜인은 “책임감을 갖고 경기에 임하겠다. 이제 개인전에서도 욕심을 내 메달을 따고 싶다”라는 각오를 밝혔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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