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마이애미를 주름잡는 형사 마이크(윌 스미스 분)와 마커스(마틴 로렌스 분)는 가족과 다름없었던 하워드(조 판토리아노 분) 반장이 사망 전 마약 카르텔 조직의 비리에 연루됐다는 뉴스를 접했다.

경찰 내부에서도 하워드가 마약 조직과 밀접하게 연관된 정황 때문에 혼돈에 빠졌다. 마이크와 마커스는 하워드가 그럴 리 없다며 진짜 범인을 찾아 나섰다. 곧 경찰 내부에 진짜 범인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범인이 누구인지 진실에 접근하던 중 마이크와 마커스는 오히려 범죄자로 몰리게 됐다. 유일하게 범인의 인상을 알고 있는 마이크의 아들 아르만도 아르티스(제이콥 시피오 분)를 풀어줬다는 누명을 써서다. 온갖 위기가 찾아오는 가운데 마이크와 마커스는 범인의 실체를 알아냈다.

영화 ‘나쁜 녀석들’ 시리즈를 연출한 마이클 베이감독은 미국에서 평단과 관객의 호불호가 가장 엇갈리는 감독 중 한 명이다. 거대 제작비를 바탕으로 도시를 시원하게 터뜨리곤 한다. 1995년 첫 선을 보인 ‘나쁜 녀석들’은 미국 내에서 가장 인기있는 시리즈 중 하나로 꼽힌다.

두 번째 시리즈인 ‘나쁜녀석들2’(2003) 이후로 메가폰을 놓았던 마이클 베이가 17년만에 연출한 ‘나쁜녀석들: 포에버’(2020)는 평단의 지지를 받았다. 개연성 없이 폭탄이 터지고 건물이 무너지는 광경을 안 본 덕분이다.

6일 개봉하는 ‘나쁜 녀석들: 라이드 오어 다이’(이하 ‘나쁜 녀석들4’)도 총기 액션에 초점을 맞추고, 모성애와 부성애를 다뤘다. 마이크(윌 스미스 분)와 마커스(마틴 로렌스 분)의 코미디는 여전히 강하며, 하워드를 활용한 스토리도 탄탄하다.

‘나쁜 녀석들’의 핵심은 마이크와 마커스의 티키타카다. 시종일관 떠는 마커스와 장단을 맞춰주는 마이크의 대화에는 강한 웃음이 담겨 있다. 마치 국내 영화 ‘범죄도시’ 마석도의 유머와 비슷한 결이다. 도발적이면서도 강력한 두 사람의 유머가 나온 뒤엔 눈을 뗄 수 없는 액션이 휘몰아쳤다. 총기와 카체이싱은 물론 헬리콥터를 활용한 액션으로 볼 거리를 제공했다.

이 영화는 윌 스미스가 2022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MC 크리스 락을 폭행한 사건 때문에 제작이 무산된다는 루머가 있었지만, 별 탈 없이 세상에 나왔다. 극 중 윌 스미스의 잘못에 벌을 주는 듯 마커스가 마이크를 구타하는 장면은 오스카와 오버랩 되면서 큰 웃음을 안겼다.

후반부 주요 인물이 한 데 모여 싸우는 총격신은 긴박감이 넘쳤다. ‘우리 편은 죽지 않을 것’이란 전제가 깔린 뻔한 액션임에도 완성도가 높다. 윌 스미스의 몸놀림은 여전했다. 날렵한 체구를 가진 그가 이리저리 구르며 싸우는 장면은 흥미롭다. 마틴 로렌스는 액션을 하면서도 유머를 장착해서 관객에게 다가왔다.

이번 작품의 매력은 빌런에 있다. 똑똑하면서도 과격한 뱅커 역의 에릭 데인과 중요한 정보를 흘리는 록 우드 역의 이안 그루퍼트의 악역 연기가 극의 무게를 잡았다. 두 형사가 즐거운 분위기를 만드는 가운데, 두 빌런이 공포를 이끄는 대목에 균형감이 맞는다. 덕분에 하이라이트에서 맞붙는 액션에선 카타르시스가 느껴졌다.

‘나쁜 녀석들4’는 국내에서도 매우 익숙한 ‘범죄도시’ 구조다. 유쾌한 선역과 무서운 악역의 충돌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마이크와 아르티스의 부성애다. 애증의 관계였던 두 사람은 여러 위기를 넘기면서 신뢰를 쌓았다. 두 사람의 마지막 선택에선 뭉클함마저 느껴졌다. 유머와 볼거리, 잔잔한 감동까지, 국내 관객들이 좋아할만한 요소는 모두 담겼다.

다만 ‘범죄도시’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철저한 팝콘 무비다. 가까운 사람들과 즐기며 보기엔 안성맞춤이지만, 영화적인 예술성은 없다. 그러나 마이클 베이의 전작에 비하면 고민할 지점이 분명히 있다는 점에서 더 좋은 영화로 느껴진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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