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영화 ‘설계자’에는 비밀 세 가지가 담겨 있다.

‘설계자’는 의뢰받은 청부 살인을 완벽한 사고사로 조작하는 설계자 ‘영일’(강동원)이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배우 강동원을 비롯해 이무생 이미숙 김홍파 김신록 이현욱 이동휘 정은채 탕준상 등이 열연했다.

그런 가운데 영화 배급사 NEW는 ‘설계자’에 담긴 비밀 키워드 세 가지를 공개했다.

◇영일과 하우저는 닮았다?

첫 번째 비밀 키워드는 모든 사건은 조작될 수 있다고 믿는 설계자 영일과 이슈를 만드는 사이버 렉카 하우저(이동휘 분) 사이의 연결고리다. 언뜻 무관해 보이는 두 사람은 모두 인물과 사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며 진실을 파헤치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게 도달하지 못한다는 공통점을 가졌다. 눈에 보이는 것을 있는 그대로 믿지 않고 의심하는 한편, 세상으로부터 자신의 정체를 감추고 진실에 닿기 위한 암투를 펼치는 두 인물은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린다.

이요섭 감독이 “영일이 모든 사람을 강하게 의심하는 캐릭터라면 하우저는 자신이 진짜라는 착각에 빠진 인물”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과연 청소부의 정체는?

두 번째 비밀 키워드는 청소부의 정체다. 영일처럼 계획된 살인을 우연한 사고로 조작하고, 삼광보안보다 큰 규모의 집단으로 묘사되는 청소부는 극 중 영일이 의심을 시작하는 발단이 된다.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아 마지막까지 모두가 존재를 의심하게 만드는 청소부는 현대인이 느끼는 막연한 불안과 외로움을 담고 있어 극에 깊이를 더한다.

이요섭 감독이 “촬영할 때부터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이 청소부의 존재를 의심했고, 그게 시나리오의 의도였다”고 전한 만큼 청소부의 정체는 특별한 여운을 남기며, 작품을 곱씹는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사고인가? 살인인가?

마지막 비밀 키워드는 의심에 의심을 더하게 만드는 연출이다. 영화 속 등장하는 사고 중 일부는 우연에 의해 발생한 것인지, 영일의 계획된 살인인지, 청소부의 조작인지 구분 짓기 모호하게 설정되어 있어 관객들의 호기심을 끌어올린다. 자신이 타깃이 되었다는 불안에 혼란을 겪는 영일의 내면을 따라가는 전개는 관객들 역시 영일의 시선으로 이끌며 과몰입을 유발하고 있다.

이요섭 감독은​ “‘범인이 누구인가’보다는 ‘영일이 쫓는 진실이 무엇인가’를 얘기하고 싶었다. 보이는 걸 그대로 믿지 않는 게 익숙해진 세상에서 진실을 아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밝혔다.

‘설계자’는 해석의 묘미를 더하며 관객들에게 N차 관람을 유발하고 있다.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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