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함상범 기자] 2세대를 대표하는 걸그룹 멤버들이 올 여름 스크린에서 맞붙는다. 소녀시대 윤아, 시크릿 한선화, 원더걸스 소희, 그리고 걸스데이 혜리 등이 그 주인공이다.

네 명의 ‘연기돌’은 극장가에 관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시기에 격돌한다. 소희는 대치동 일타강사로, 한선화는 여장을 해 항공사에 재취업하려는 조정석의 동생으로 분한다. 윤아는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인물을 연기하며, 혜리는 1990년대 거제의 치어리더가 된다.

먼저 포문을 여는 건 소희다. 소희는 ‘독친’을 연출한 김수인 감독의 두 번째 장편 영화 ‘대치동 스캔들’의 주인공을 맡았다. ‘대치동 스캔들’은 사교육의 전쟁터 대치동에서 일타강사인 윤임(소희 분)이 학교 교사 기행(박상남 분)을 만나는 것이 목격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문예창작과 동기이자 과거 연인이었던 두 사람이 다시 만나게 되면서 생기는 미묘한 감정과 더불어 주위 학부모들의 의심을 받으면서 벌어지는 상황을 디테일하게 묘사했다. 실제로 대치동에서 학원강사 생활을 한 김 감독의 삶이 투영됐다. 원톱 주인공으로 나선 소희는 복잡한 상황 속에서 혼란을 겪는 윤임의 심리를 훌륭히 묘사했다고 한다.

한선화는 여름 대전에 일찍 뛰어든 ‘파일럿’에 참여한다. ‘파일럿’은 스타 파일럿에서 하루아침에 실직자가 된 한정우(조정석 분)가 다시 항공사에 재취업하는 과정을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한선화는 한정우의 동생 한정미를 연기한다.

티빙 ‘술꾼도시여자들’(2022)에서 매력적인 연기를 펼친 한선화는 ‘파일럿’ 현장에선 조정석에게 뒤쳐지지 않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고 전했다. 그는 “조정석의 재능이 탐나 대본을 미친 듯이 읽었다. 그 재밌는 연기에 나란히 티키타카를 해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혜리는 박세완, 이정하, 조아람 등 패기넘치는 젊은 배우들과 힘을 합쳤다. 1999년 거제도의 치어리딩 동아리를 소재로 한 ‘빅토리’다. 댄스 연습실을 구하기 위해 얼렁뚱땅 치어리더 동아리를 만든 뒤 벌어지는 이야기다. 지난해 ‘싱글 인 서울’을 연출한 박범수 감독의 신작으로 오는 8월 14일 개봉을 확정했다.

류준열과 한소희 열애설 후 “재밌네”라는 글을 남기면서 커다란 후폭풍을 일으킨 혜리에게도 비판적인 시선이 존재하는 가운데, ‘빅토리’를 통해 부정적인 상황을 극복할지 주목된다.

윤아는 ‘악마가 이사왔다’로 첫 영화 주인공을 맡았다. ‘엑시트’로 충무로에 혜성같이 입성한 이상근 감독의 두 번째 작품이다. ‘엑시트’에서 호흡을 맞춘 윤아가 다시 이 감독과 손발을 맞췄다.

이 영화는 청년 백수 길구(안보현 분)가 새벽마다 악마로 깨어나는 선지(임윤아 분)를 감시하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기상천외한 이야기다. 현실성을 반영한 오컬트 코미디라는 점에서 기대를 모은다. 여러 작품에서 흥행을 이끈 윤아가 메인 주연배우로 그 이름값을 일궈낼지 관심이 쏟아진다.

한 영화감독은 “과거만 해도 아이돌이 연기를 하는 것에 차가운 시선이 짙었다. 이번 여름에 나오는 소희, 한선화, 윤아, 혜리는 혹독한 과정을 거쳐서 생존한 연기자들이다. 연기력도 충분히 검증됐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이번 여름 극장가에 기대감이 높다”고 말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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