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광주=김동영 기자] “작년에는 판단이 쉬웠죠.”

성공적인 루키 시즌을 보냈다. 2년차 징크스도 없다. 더 좋은 시즌을 만들 기세다. 사령탑이 봐도 좋아진 점이 보인다. KIA 윤영철(20)이 데뷔 첫 10승을 바라본다.

2023 KBO 신인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KIA에 왔다. 지난해 8승 7패, 평균자책점 4.04를 올렸다. 문동주(한화)에 이어 신인왕 투표 2위에 자리했다. 순수 신인 중에는 1등이다.

올시즌도 좋다. 14경기 69.2이닝, 7승 3패, 평균자책점 4.00을 기록 중이다. 5월까지는 들쑥날쑥한 감이 있다. 그래도 4승을 거뒀다.

6월 들어 완전히 페이스를 찾았다. 4경기에서 3승 1패, 평균자책점 1.47이다. 첫 등판에서 KT를 만나 2.1이닝 4실점(3자책)을 기록했을 뿐, 이후 5이닝 무실점-5이닝 1실점(비자책)-6이닝 3실점(비자책)을 잇달아 쐈다. 이 세 경기만 보면 평균자책점이 0이다.

가장 마지막 등판인 21일 광주 한화전이 이상적이었다. 5회까지는 커터를 주요 구종으로 썼다. 6회 위기에 처하자 체인지업을 꺼냈다. 5회까지 10개를 던졌는데, 6회에만 11개를 구사했다. 윤영철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다.

이범호 감독은 “윤영철이 작년에는 타자가 판단하기 좋았다. 구종이 그랬다. 속구와 커브, 체인지업인데, 몸쪽으로 들어오는 공은 속구 하나였다. 바깥쪽으로 가는 공이 체인지업. 단순했다”고 짚었다.

2024시즌은 다르다. “올해는 속구-체인지업에 커터와 슬라이더도 던진다. 커브도 쓴다. 구종이 늘었다. 특히 타자 몸쪽으로 들어가는 공이 많아졌다. 타자들이 복잡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타자 기준으로, 몸쪽을 찌르는 속구와 커터가 있다. 제일 잘 던지는 체인지업을 또 바깥쪽으로 떨어뜨린다. 타자 방망이가 나오면서 범타가 된다. 타자가 상대하기 어려워졌다. 윤영철도 경기를 풀어가는 방법에 대해 깨닫고 던지는 것 같다”고 강조했다.

사실 윤영철이 지난시즌에도 슬라이더는 던졌다. 비중만 보면 체인지업보다 더 컸다. 슬라이더 32.8%, 체인지업 22.1%다. 그래도 좌투수에게 우타자 상대 주무기는 체인지업일 수밖에 없다.

올해는 슬라이더에 커터를 추가했다. 커터와 슬라이더가 1대1 비중이다. 체인지업은 여전히 위력적이다. 몸쪽과 바깥쪽을 다 공략할 수 있는 투수가 됐다. 덕분에 흔들려도 무너지지 않는다. 점수를 4~5점씩 줘도 어쨌든 5이닝 이상 먹는 경기가 대부분이다.

그렇게 쌓은 승수가 7승이다. 지난해 8승에 거의 근접했다. 이 추세면 데뷔 첫 10승도 유력하다. 전반기 1~2회 더 등판 가능하다. 이쯤 되면 시간문제로 보인다. 아직 ‘아기 호랑이’라 한다. 실력은 별개다. 성장한 윤영철이 KIA 마운드 당당한 한 축으로 자리를 완전히 잡았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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