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김용일 기자] 박현경(24·한국토지신탁)이 4차 연장전 끝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시즌 2승째를 수확했다.

박현경은 23일 경기 포천시의 포천힐스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BC카드·한경 레이디스컵(총상금 14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를 기록한 박현경은 윤이나, 박지영과 동타로 연장전을 치렀다. 무려 네 차례 연장 사투 끝에 우승 상금 2억5200만원을 품었다.

지난달 두산 매치플레이에서 시즌 첫 승을 거둔 박현경은 한 달여 만에 다시 승수 쌓기에 성공했다. KLPGA 투어 통산 6승째다. 그는 이달 US여자오픈(공동 39위)에 참가했다 돌아와 저조한 활약을 펼쳤지만 이 대회를 통해 다시 날아올랐다.

3라운드까지 박지영과 공동 선두를 달린 박현경은 이날 5, 6번홀에서 연달아 보기를 범하며 한때 선두에서 밀려났다. 이후 8, 9번홀에서 버디를 잡아 윤이나와 공동 선두를 달렸다. 하지만 윤이나가 10, 11번홀 연속 버디를 해내면서 다시 2타 차로 벌어졌다.

박현경이 파를 지키며 추격을 가늠하는 사이 윤이나는 15번홀과 17번홀에서 1타씩 잃었다. 박현경과 12언더파 공동 선두가 됐다. 앞 조에서 경기한 윤이나가 18번홀을 먼저 치렀는데 티샷이 왼쪽으로 밀리면서 세 타 만에 그린에 공을 올렸다. 박현경은 윤이나와 공동 선두였던 18번홀에서 1.6m 버디 퍼트를 시도했으나 놓쳤다. 이 홀에서 버디를 낚은 박지영과 더불어 연장에 돌입했다.

18번홀에서 열린 연장. 셋 다 1차에서 버디, 2차에서 파를 기록하며 비겼다. 홀을 바꿔 진행한 3차에서는 박지영이 물러났다. 결국 4차 연장에서 승부가 갈렸다. 윤이나의 4m짜리 버디 퍼트가 홀컵을 돌아 나왔지만, 박현경은 50㎝짜리 버디 퍼트에 차분하게 성공했다.

박현경은 우승 직후 “계속 1.5m짜리 파 퍼트든 버디 퍼트든 성공률이 낮아 자신감이 떨어졌다. 반대로 중장거리, 롱퍼트에서 분위기를 잡아서 흐름을 뺏기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뜻밖에 우승이다. 연장에 나가는 세 명 중 내가 가장 거리가 안 돼서 불리하다고 봤다. 마음을 편하게 내려놨는데 감사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전반 9번홀 티샷 직후 아버지의 한마디도 공개했다. 그는 “아버지가 ‘현경아 너무 걱정하지 마라,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하시더라. 이런 말씀 안 하셔서 의아했는데 아버지의 한마디가 좋은 기운을 준 것 같다”며 “이번 대회는 컨디션을 올리는 데 집중했다. 성적에 연연하지 않았다. 내가 할 영역에서 잘 이겨내게 용기를 달라고 기도했다”고 웃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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