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천안=김민규 기자] “우승 놓쳤을 때 분했고, 간절했다.”

몇번이나 ‘우승’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속상하고 분한 감정이 어느새 간절함이 됐다. 올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매치킹’에 이어 ‘내셔널타이틀’까지 되찾은 김민규(23·CJ)의 얘기다. 2022년 KPGA투어 첫 우승을 ‘내셔널타이틀’로 장식한 이후 2년 만이다. 올시즌만 벌써 2승째다. 김민규는 우승 원동력을 “집념과 간절함”이라 강조했다.

김민규는 23일 충남 천안에 있는 우정힐스 컨트리클럽(파71·7326야드)에서 열린 코오롱 제66회 한국오픈 골프선수권대회 최종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5개, 보기 2개를 묶어 5언더파 66타를 쳐 최종합계 11언더파 273타로 정상을 밟았다. 2위 송영한(8언더파 276타)을 3타차로 제친 그는 ‘내셔널타이틀홀더’ 탈환과 함께 통산 3승을 수확했다. 우승 상금 5억원과 오는 7월 스코틀랜드에서 열리는 ‘디오픈 챔피언십’ 출전권도 획득했다.

우승컵을 들어올린 김민규는 “대회 나오기 전 꼭 우승하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 그런데 골프는 욕심대로만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플레이하면서 지켜보자라고 생각했다”며 “그리고 기회가 온 것 같아서 최대한 열심히 지키면서 쳤다. 너무 좋고 행복한 마음이 제일 크다”고 우승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운도 실력이다. 최종라운드 13번홀에서 천운이 따랐다. 티샷을 한 공이 해저드에 빠진 줄 았았지만 물수제비가 돼 러프로 빠져 나온 것. ‘13번홀의 기적’이라 할 만하다.

김민규는 “12번홀에서 버디를 하고 넘어와 분위기가 좋았다. 4번 아이언으로 낮은 페이드 샷을 치려고 했는데 탄도가 너무 낮았다”며 “순간 해저드에 빠졌다고 생각했는데 캐디가 ‘바운스를 봤다, 80%는 살았다’고 하길래 믿지 않았다. 그런데 가보니깐 공이 딱 걸려있더라. 정말 ‘신이 도와주는 건가’ 싶었다”고 방싯했다.

15세 때 최연소 국가대표에 발탁, 유망주로 주목받은 김민규는 고교 진학 대신 해외 무대에 진출해 샷을 버렸다. 2020년 KPGA투어에 데뷔해 2020년 군산CC오픈, KPGA오픈에서 준우승을 거뒀지만 우승에는 닿지 않았다. 그러다 2022년 한국오픈에서 연장 승부 끝에 우승을 거머쥐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올해 확실하게 꽃을 피우고 있다. 지난 2일 끝난 데상트코리아 매치플레이에서 ‘매치킹’에 오른데 이어 2년 만에 한국오픈 정상에 오르며 KPGA투어 강자로 우뚝 섰다. 상승세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김민규는 “지난해 우승 기회도 있었는데 놓쳤던 것이 너무 속상하고 분했다. 연습을 게을리 하지 않고 항상 열심히 준비하는데 우승을 못했다”며 “간절함이 있었다. 크게 바뀐 부분은 없지만 간절함으로 더 노력한 것이 원동력이 됐다”고 힘줘 말했다.

다음 시선은 7월 열리는 디오픈 챔피언십이다. 2년전 한국오픈을 제패하고 디오픈 무대를 밟았지만 예선 탈락한 경험을 떠올리며 올해는 ‘완주’를 목표를 세웠다.

김민규는 “2년 전 예선통과를 하고 싶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아 속상했던 기억이 있다. 올해는 나흘 동안 치는 게 목표다. 컷 통과를 하면 순위도 변동되니깐 4일 동안 경기를 하고 싶다”며 “2년전 경험을 토대로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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