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원성윤 기자] 느슨해진 데이팅 프로그램에 긴장을 불어넣는 ‘험한’ 연애 프로그램이 나왔다. 지난 18일 첫 방송된 SBS ‘신들린 연애’다.

‘신들린 연애’를 연출하는 이은솔 PD는 24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개월 동안 1500명의 점술가를 만났다. 연차도 직군도 다양했지만, 가장 중요한 섭외 기준은 ‘MZ스럽냐’였다”며 “이들이 운명론자이기 때문에 자신의 점사(점괘에 나타난 말)와 개인의 감정과 의지가 다르게 나타났을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는 게 포인트”라고 설명했다.

‘신들린 연애’는 타인의 연애운을 점쳐주던 MZ 남녀 점술가 8명이 직접 자신의 연애운을 점치며 운명의 상대를 찾는다는 콘셉트로 신선함을 안겼다. 무당, 타로, 사주 등 종사하는 분야도 다양하다.

미신을 미화할 수 있다는 비판에 대해 김재원 CP는 “대한민국 무속 시장이 2018년 기준으로 4조원이다. 예전에 알음알음 입소문으로 점집에 들어갔다면 지금은 간판을 보고 들어간다”며 “무분별하게 점을 보며 맹신만 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자는 취지로 제작했다”고 설명했다.

제작진은 철저한 출연진 검증 과정을 거쳤다. 이 PD는 “생활기록부에서부터 혼인관계증명서, 범죄경력조회 등 우리 선에서 할 수 있는 검증은 다 했다”며 “섭외 리스트에 오른 100명 이상을 만났고, 최소 2~3번씩 긴 인터뷰를 거쳤다. 어떤 생각을 갖고 살아왔는지 확인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1회 방송에서 가장 이목을 집중시킨 출연자는 무당 함수현이었다. 방울을 들고 작투를 타며 등장했다. 영화 ‘파묘’의 무당 이화림(김고은 분)의 신들린 대살굿이 떠오를 정도로 임팩트 있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신복을 벗었을 땐 일반인과 다를 바 없었다.

이 PD는 “영화 ‘파묘’가 나오기 전에 기획했는데, 마침 나와서 재밌게 봤다”며 “김고은, 이도현 캐릭터를 인상 깊게 봤다. 영화 자문을 한 이다영 무당도 ‘신들린 연애’ 자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CP는 “실제 이들이 프로그램 중에 ‘파묘’에 대해 이야기하는 장면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점술가들은 자신이 누군가와 맺어지는지 예측한다. 일각에선 ‘조작’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 PD는 “6회까지 녹화가 진행됐는데 맞추는 모습만 나오진 않는다”며 “제작진이 알려주지 않은 상황에서 자신과 다른 이의 운명을 예측하고, 이것이 서로 맞지 않았을 때 어떻게 하는지 봐야한다”고 말했다.

결국 ‘신들린 연애’는 점술가들이 예측한 운명과 사랑 가운데 어떤 선택을 내리는 지가 관전 요소다. 이 PD는 “무속인들은 딜레마를 안고 살아간다. 일반인들은 운명을 믿을 수도 믿지 않을 수 있지만 이들은 업이 걸려 있기에 깊은 고민을 한다”며 “무속인들의 생각이나 말, 고민을 최대한 섬세하고 깊게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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