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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창원에서 열린 NC와 시범경기 후 인터뷰에 나선 삼성 구자욱. | 사진=김동영기자

[스포츠서울 | 창원=김동영기자] 삼성 ‘간판타자’ 구자욱(29)이 정규시즌에 맞춰 컨디션을 확실히 끌어올리고 있다. 열심히 하는 것이 보인다. 조금은 편하게 할 수도 있었다. 이미 ‘대박’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몸이 알아서 움직이고 있었다. 달라진 부분도 있기는 하다. 더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구자욱은 24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시범경기 NC전에 2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팀이 0-1로 뒤지고 있던 3회초 2-1 역전을 만드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폭발시켰다.

공민규의 좌전 안타와 상대 폭투, 김상수의 볼넷 등으로 2사 1,2루 기회를 얻었다. 구자욱이 타석에 섰고, 드류 루친스키를 상대해 몸쪽 커터를 잡아당겨 우측 2루타를 터뜨렸다. 주자 2명이 모두 홈을 밟으며 2-1 역전 성공. 이를 바탕으로 삼성은 이날 4-3의 승리를 거뒀다. 시범경기 4연승이다.

직전 경기였던 22일 키움전에서도 구자욱이 2사 만루에서 3타점 적시 2루타를 때려낸 바 있다. 1-0에서 4-0을 만드는 장타. 1할대 타율에 허덕이던 구자욱이었지만, 이 한 방으로 살아났다. 지난 20일 두산전부터 계산하면 시범경기 4경기에서 4안타 7타점이다. 팀 내 최고 ‘해결사’다.

여전히 매서운 타격을 하고, 루상에 나가면 열심히 뛴다. 수비 또한 최선을 다한다. 원래 구자욱의 모습이다. 그런데 아닐 수도 있었다. 구자욱 스스로 털어놨다. 2026년까지 계약이 보장됐기 때문이다. 지난 2월3일 5년 총액 120억원(연봉 90억원-인센티브 30억원)에 도장을 찍었다.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스프링캠프에 돌입했다. 자칫 느슨해질 법도 했다. 24일 창원에서 만난 구자욱은 “사실 나도 ‘좀 더 편하게 준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기는 했다”며 웃은 후 “그런데 잘못된 생각이었다. ‘한 번 못쳐도 다음에 치면 된다’는 생각을 들 것도 같았는데 막상 해보니 아니었다. 사람이 쉽게 변하지 않더라”고 말했다.

이어 “캠프 치르면서 편한 것은 없었다. 오히려 더 열심히, 더 집중해서, 더 솔선수범해서 하게 됐다. 후배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다. 신인들을 보면서 배우고 있다. 덕분에 초심으로 돌아가게 됐다. 어떻게 보면 마음이 달라지기는 했다. 더 좋은 쪽으로 변하지 않았나 싶다. 열정이 더 가득해졌다”며 미소를 보였다.

구자욱의 성실함은 자타가 공인한다. 열심히 훈련하고, 경기에서도 최선을 한다. 100억원 넘는 거액도 구자욱을 나태하게 만들지는 못한다. 그 반대다. 오히려 “시범경기지만, 시범경기 성적도 나는 관심이 많다. 지금 수치상으로 너무 좋지 않다. 감각을 빨리 찾아야 한다. 매 타석 집중하고 있다”며 투지를 불태웠다.

타격감은 아직이지만, 몸은 준비가 됐다. 그만큼 착실히 훈련을 했다는 의미다. 시범경기도 전 경기 출전중이다. 구자욱은 “내일 당장 개막해도 될 정도로 몸 상태와 컨디션이 좋다. 시즌 내내 좋은 컨디션으로 뛸 수는 없겠으나 지금 페이스는 좋은 것 같다. 비록 기록이 좋지 않아도, 투수와 싸울 준비는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갑작스럽게 많은 돈을 버는 경우 사람이 변하기도 한다. 한·미·일을 막론하고 대형 FA 계약 이후 부진에 빠지는 선수들도 제법 있었다. 일단 구자욱은 그 범주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달라지기는 했는데 더 긍정적인 쪽으로 변했다. 삼성의 투자는 틀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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