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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재균(가운데)이 13일 kt와 FA계약을 체결한 뒤 kt 유태열(왼쪽) 사장, kt 임종택 단장과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 kt

[스포츠서울 이웅희기자] 내야수 프리에이전트(FA) 최대어 황재균(30)은 결국 kt 품에 안겼다. 당초 120억원 계약설이 나돌았지만 황재균의 몸값은 주위 예상보다 다소 적은 88억원으로 발표됐다.

kt는 13일 “황재균과 계약 기간 4년에 계약금 44억원, 연봉총액 44억원 등 총액 88억원의 조건으로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황재균을 만나 입단 협상을 마무리하고 공식 발표했다. kt 임종택 단장은 “황재균은 리그를 대표하는 중장거리 내야수로 특히 2016시즌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는 등 전성기에 접어드는 선수다. 우선 영입 대상에 올려놨던 선수로 이번 국내 복귀와 함께 우리 구단이 제시한 팀과 선수의 성장 비전과 황재균의 의지가 맞아 떨어지며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 냈다”고 영입 배경을 밝혔다.

황재균은 2006년 2차 3라운드로 넥센의 전신인 현대에 입단해 2010년 롯데로 이적과 동시에 주전 내야수로 활약하며 성장일로를 걸었다. 2016년에는 팀의 4번타자 중책까지 맡아 롯데 소속 국내 선수 최초로 ‘호타 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도 달성했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금메달과 2015년 프리미어12 대회 우승을 이끄는 등 대표팀에서도 주축으로 활약했다. 지난해에는 FA 자격을 얻어 미국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다가 국내로 복귀했다.

kt는 내부적으로 외야수 FA 최대어 중 한 명인 손아섭과 내야수인 황재균을 놓고 저울질해 황재균 쪽으로 정한 뒤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외야보다는 내야 보강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외야 3자리는 재계약이 유력한 멜 로하스 주니어와 유한준을 상수로 두고 나머지 1자리를 대형 신인 강백호와 오정복, 하준호, 김동욱 등으로 메울 수 있다. 하지만 내야는 2루수 박경수와 3루수 윤석민을 제외하면 확실한 주전을 내세우기 어렵다. 하지만 황재균의 가세로 4번타자인 윤석민이 1루를 맡아 타격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게 됐다. 1루수 윤석민, 2루수 박경수, 3루수 황재균으로 가고 정현과 심우준, 박기혁 등을 놓고 새로운 내야 조합을 짤 수도 있다. 정현과 심우준, 박기혁 모두 2루수, 유격수를 모두 볼 수 있다. 황재균 역시 1루수와 유격수까지 소화할 수 있어 전력 운용의 폭도 확실히 넓어졌다.

중심타선에 무게감도 실리게 됐다. 손아섭보다 파워에서 앞서는 황재균을 택한 이유 중 하나다. kt는 지난 시즌 팀 홈런 부문 9위(119개)에 그쳤다. kt 김진욱 감독도 “중심타선의 힘이 약하다보니 아무래도 상대가 쉽게 생각하는 게 보인다”고 아쉬워했다. 결국 시즌 도중 트레이드로 윤석민을 영입해 4번타자를 구하기도 했다. 황재균은 20홈런 이상을 터뜨려줄 수 있는 힘있는 타자다. 멜 로하스 주니어까지 잔류하면 윤석민, 유한준 등에 황재균까지 kt 중심타선도 짜임새를 갖추게 된다. 임 단장도 “황재균이 팀의 취약 포지션인 3루수 보강 및 중심 타선에서의 활약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kt는 항간에 나돌았던 120억원 계약설에 대해선 강하게 부정했다. kt 구단 관계자는 “축소 발표는 절대 아니다. 120억원에 계약했다는 얘기가 어떻게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특별한 옵션도 없고 88억원이 맞다. 그 이상의 금액을 투자하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황재균 측 역시 80억원대의 큰 돈을 받게 된 것에 만족하고 있는 눈치다. 황재균 역시 “나의 가치를 인정하고 영입을 제안한 kt에 감사하다. 프로에 데뷔했던 현대 유니콘스의 연고지였던 수원에서 다시 뛰게 되니 초심으로 돌아간 느낌”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황재균의 입단식은 kt의 일본 미야자키 마무리캠프 종료 후인 오는 27일 오후 2시 수원 케이티 위즈파크 내 빅토리 라운지에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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